"40대 이하 충원 안하면 20년 뒤 선교사 절반으로"
한국을 비롯한 미주 한인 교계가 파송한 선교사는 예년과 비슷한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숫자 뒤에 존재한다. 선교사의 고령화가 심각하고, 파송 선교사가 특정 지역에 편중돼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한국선교연구원(KRIM)이 선교 현황 조사를 단일화해서 발표했다. 두 단체는 그동안 각각 선교 현황을 조사해 발표해왔는데 보다 정확하고 신뢰할만한 통계를 위해 협약을 맺고 현황 조사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이번 선교 현황 조사 보고서를 보면 선교계 전반에 대한 각종 정보 파악이 가능하다. 보고서 내용을 심층 분석해봤다. 이번에 발표된 선교 현황 집계는 최신 통계다. 현재(2022년 12월 말 기준) 전 세계에 파송된 한인 장기 선교사(3년 이상)는 총 2만2204명이다. 파송 국가는 169개국이다. 산술적으로 보면 1개국당 약 131명의 한인이 선교사로 파송된 셈이다. 성별로 보면 남성(48%)보다 여성(52%)이 약간 많다. 선교지에 1년 이상 거하는 장기 선교사는 대부분이 부부(90.3%)였다. 독신 선교사만 따로 추려보면 여성(70.5%)이 남성(29.5%)보다 많다. 선교계 고령화 이슈에는 빨간불이 켜졌다. 한국선교연구원은 보고서에서 "50대 이상이 약 65% 정도로 사실상 대다수가 중장년층 선교사"라며 "현재 60대 이상의 선교사는 26%로 10년 이내에 모두 은퇴 대상자가 되는데 비율로 보면 약 5889명이 곧 은퇴 대상자가 된다"고 전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측도 이번 통계와 관련해 "30대 이하 선교사가 8%에 불과하다"며 "40대 이하 젊은 선교사를 충원하지 않으면 20년 뒤에는 선교사의 65%가 감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선교사의 고령화로 인한 은퇴 대상자는 급격하게 늘고 있지만, 현실은 사실상 은퇴를 하는 게 어려운 상황이다. 중남미 지역에서 사역하는 한인 선교사 김모(63)씨는 "선교 사역을 당장 이어갈 사람도 없고 이곳 사람들을 돌볼 사람도 없어 은퇴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게다가 은퇴 규정이나 은퇴 후 생활에 대해서도 딱히 대책을 세워둔 것도 아니라서 은퇴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번 보고서를 보면 선교 단체 또는 교단 중 은퇴 연령 규정을 정한 곳은 절반(49.2%) 정도뿐이다. 선교사들의 은퇴 규정 및 은퇴 후 생활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새롭게 장기 선교사로 파송되거나 허입된 선교사도 전체 선교사 중 3.5%(667명)에 그쳤다. 선교사는 대부분 모금, 후원 등에 의존하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자비량 선교사도 3665명으로 파악됐다. 전체 장기 선교사 중 16.51%에 해당한다. 소폭이지만 전년 자비량 선교사 비율(16.15%)보다 늘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으로 꼽힌다. 장기 선교사 파송 지역을 대륙별로 보면 아시아가 1만3188명(59.4%)으로 가장 많았다. 전 세계에 파송된 한인 장기 선교사 5명 중 3명이 아시아에서 활동하고 있다. 북미 지역은 2052명으로 두번째로 장기 선교사가 많이 파송됐다. 이 중 무려 80%(1655명)가 넘는 선교사가 미국에 있다. 이어 유럽(1970명), 아프리카(1931명), 중동(1038명), 중남미(1031명) 등의 순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인 선교계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가 '미국에 이어 선교사 파송 국가 2위'라고 내세웠지만 허울만 좋았던 타이틀"이라며 "선교 전략에 따라 정말 복음이 필요한 지역에 선교사를 파송하는 개편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기 선교사로 파송된다는 것은 곧 교회를 개척하는 것과 같다. 사역 유형을 살펴보면 절반에 가까운 한인 선교사(1만849명.중복응답 가능)들은 교회 개척을 통해 선교지에서 활동하고 있었다. 이어 성경 공부 등 제자훈련(5699명), 교육 선교(2013명)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현재 전 세계에 파송된 단기 선교사(2년 미만)도 집계했는데 총 482명으로 조사됐다. 주로 후원 등을 통해 진행되는 선교는 탄탄한 재정이 뒷받침돼야 가능하다. 선교 단체 재정 현황을 보면 조사에 응한 144개 선교 단체의 재정 결산 금액 총액은 한화로 2951억6000만 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21년(2620억3000만 원)보다 300억 원 가량 늘었다. 사실상 팬데믹 사태가 종료된 것이 재정 상태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선교사의 고령화만큼 심각한 문제는 선교사 자녀에 대한 지원 이슈다. 현재 선교사 자녀는 1만6959명으로 집계됐다. 파송된 선교사 숫자만큼 많다. 연령별로 보면 취학 전 아동(7.9%), 초등학생(15.8%), 중고등학생(18.7%), 대학생(20.7%) 등으로 나타났다. 남가주 지역 유일의 선교사 자녀 지원 단체인 엠카이노스(mKainos) 신상원 목사는 "코로나 사태로 MK들도 큰 어려움을 겪었다. 경제적 문제 등으로 인해 부모가 있는 선교지로 돌아간 경우도 많다"며 "온라인 수업 전환으로 캠퍼스 생활을 못하는 등 MK에게도 팬데믹의 여파가 미쳤다"고 말했다. 고무적인 것은 팬데믹 사태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끝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선교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단기 선교(1~3주) 참가자 수는 2562명으로 전년(425명)과 비교했을 때 무려 500% 이상 급증했다. 4주 이상~6개월 미만 단기 선교 참가자 역시 1516명으로 전년(155명)과 비교하면 크게 늘었다. 이 밖에도 2021년과 2022년을 비교하면 선교사 관심자 정기 교육(2711명→4757명), 선교사 교육(511명→964명), 선교사 파송 훈련(598명→698명) 등 교육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장열 기자 jang.yeol@koreadaliy.com선교사 절반 파송 선교사 장기 선교사 한인 선교사